천리안 ▶ 스포츠조선 출력일 : 2000/04/27
제 목 : 류이치 사카모토 영화음악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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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48)는 음악의 `현대성'과 `대중성'의 다른 이름이지 않을까.

일본출신의 세계적인 영화음악작곡가이자 연주자 류이치 사카모토가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사카모토는 먼저 테크노-인더스트리얼음악의 계보 맨 위에 발자국을 찍음으로서 현대음악사 전면에 등장했다. 밴드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를 조직, 독일출신 밴드 크라프트베르크와 함께 70∼80년대 뉴웨이브, 테크노팝의 붐을 주도했다. 90년대 이후 대중음악계를 지배하고 있는 테크노와 인더스트리얼음악을 태내에서
성숙시킨 것.

그 후 그의 음악적 여정은 고전에서 아방가르드까지 어떤 제약과 경계도 없이 자유롭게 펼쳐졌다. 물론 그 중심에는 현대대중문화의 총아로 꼽히는 영화라는 장르가 있었다. `감각의 제국'으로 유명한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83)에서 `마지막 황제'(베르톨루치.87), `하이힐' 91.알모도바르)를 거쳐 최근영화 `스네이크 아이스'(드 팔머), `철도원'(호루하타 야스오)까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오프닝 행사의 축전곡은 사카모토의 `거장'으로서 지위를 확인하는 예식이기도 했다.

같이 작업한 영화감독의 리스트가 증명하듯 그의 음악세계는 격정과 비감, 아름다움으로 가득차 있다. 동양적인 명상의 세계를 보여주는가 싶다가도 휘몰아치는 듯 웅장한 선율을 뽑아내기도 한다. 미니멀리즘과 무조음악을 선보이는가 하면 민속음악과의 융합을 꾀하기도 한다. 러시아 혁명을 주제로 한 `1919'라는 곡과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헌정곡은 그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인가를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이번 내한공연은 최근 소니뮤직을 통해 발매된 그의 피아노 연주앨범 `BTTB' (Back to the Basic.소니뮤직)와 영화음악 모음앨범 `시네마지'의 곡들을 중심으로 레퍼토리가 꾸며졌다. (02)599-5743

[이형석 기자 evol9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