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얏트호텔 JJ.Magizine 6월호 기사
(조이맥님께서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얏트 호텔은, 사카모토가 내한때 묵었던 그 호텔이죠.)

동양과 서양 그 경계를 허무는 기본으로 돌아간다

Ryuichi Sakamoto

류이치 사카모토는 늘 조요하고 생각에 잠신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4월말에 마련된 한국에서의 그의 첫번째 콘서트를 앞두서인지 오늘 그는 영감에 가득 차 있고, 자신의 말을 또박또박 표현하고 예리한 관찰력과 일상적인 유머감각까지 내비쳤다.

한국에서의 콘서트 리허설 사이에 사카모토씨는 JJ MAGAZINE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래서 우리는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영화음악 작곡자이자 영화배우 또한 다양한 음악 경력을 소지하고 있는 이 아티스트의 일상과 작업을 잠시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류이치사카모토라고 하는 인물을 1987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마지막 황제>로 음악상을 수상한 일본 음악가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저명한 영화감독인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와의 작업으로 대중적인 인기와 비평가들의 지지, 게다가 상까지 받게 되었다.

배우로도 출현했던 <마지막 황제>로 그는 위대한 영화 음악 작곡가 반열에 들어서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상스럽게도 사카모토의 성공이 그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주지는 못했다고 한다. “영화음악을 의뢰하는 제의는 정말 뜸했어요”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던 바로 그 시절을 회상하며 그는 말했다. 그러니 기회는 곧 다시 그를 찾았다. 그 이듬해, 그는 베르톨루치 감독의 <리틀부타, Little Buddah>, 와<마지막 사랑, Sheltering Sky>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로의<하이힐, High Heels>, 브라이언 드 팔마의 <스네이크 아이즈, Snake Eyes> 그리고 올리버스톤 감독의<와일드 팜즈, Wild Palms> 의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사카모토에게 음악적인 성공은 오스카 수상에서 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십년전, 이미 그는 Yellow Magic Orchestra (YMO)의 창단 멤버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이 그룹은 전세계적으로 팔려나간 플래티늄 앨범으로 그 당시 테크노 팝 씬의 리더라는 명성을 얻었다. 지금까지도 YMO는 충성심이 강한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테크노 팝과 레이브 뮤직, 환경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에게 사운드 트랙의 성공은 <마지막 황제>이전에도 있었던 일이다. 1983년 류이치 사카모토는 그가 가장 애정을 느끼며 좋은 반응을 얻었던 <메리크리스마스 Mr. 로랜스>의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이 영화는 나기사 오시마 감독(얼마전 이 감독의 < 감각의 제국>이 국내에서 개봉되었다)의 영화이며, 그는 데이빗 보위와 함께 배우로 출연했다. 사카모토가 작곡한 타이틀 송을 듣고 있으면, 이 훌륭한 영화에서 느껴지는 비애감이 잊혀지지 않고 되살아나는 듯한 환상이 느껴진다. ‘Forbidden Colors’는 지금까지도 사카모토 영화음악을 대표하는 곡이다.

마흔 여덟 살의 사카모토는 현재 뉴욕에서 살고 있다. 뉴욕에 있는 그의 집은 그의 창작 활동에 많은 영감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은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입니다. 나는 다양한 그 모습에서 영감을 받지요.” 앞으로도 한 10여년쯤 그는 자신의 사생활이 보장되고, 인생의 즐거움도 누릴 수 있으며, 다양한 영감이 존재하는 뉴욕의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살 거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도쿄에 정기적으로 들른다. 그는 특히 파크 하얏트 도쿄를 좋아하는데, 그곳에서도 역시 호텔의 아름다운 인테리어와 조용한 환경에서 영감을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요즘 손대고 있는 작업의 리스트를 살펴보면, 두개의 영화와 한 개의 오페라가 있다. 작년에 그는 단순히 영화음악을 작곡한다기보다는 뉴욕의 영화제작계에 그의 존재를 드러냈다. 크리스토퍼 웰켄이 출연하는 SF영화 <뉴로즈 호텔 New Rose Hotel>이라는 영화에서는 다시 한 번 배역을 맡았다. 그 배역에 대해 묻자 그는 웃으면서 “내가 맡은 역은 또 다시 나쁜 일본 사람이지요.”라고 말했다.

사카모토는 곧 베르톨루치 감독이 촬영할 16세기에 살았던 한 이탈리아 작곡가에 관한 영화의 음악을 맡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영화의 세세한 내용을 말할 수는 없지만, 올 여름에 피렌체에서 르네상스 시기의 음악에 푹 빠져 지낼 거라고 말했다.

작년 가을 류이치 사카모토는 일본에서 그가 만든 최초의 오페라를 공연했다. 이 오페라에는 일체의 가사나 대사가 없이 그저<라이프>라는 제목만 있을 뿐이다. 그는 이 오페라를 작곡하느라 3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이 기간에는 인도 북부의 히말라야 고지로의 여행도 포함되어 있다. 해발 40000미터의 이곳에서 사카모토는 그의 오페라에 결정적인 영감을 준 사람을 만났다. 그가 바로 달라이 라마이다. 그 만남이 준 정신적인 감흥은 아직도 류이치 사카모토 안에서 숨쉬고 있으며, 류이치 사카모토는 그 감흥의 증거인 오페라를 다시 무대에 올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이 오페라의 국제적인 공연을 위한 스폰서를 찾고 있는 중이다. 일본에서의 스폰서는 아사히 신문사였다.

이미 서울에의 콘서트 표는 모두 매진되었다. 서울 콘서트 표를 구하지 못해 아쉬워 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이번 여름에 여행 계획이 있다면, 그리고 서울의 표를 구하지 못해 아쉬웠다면, 올 7월 유럽의 각국의 수도에서 열리는 그이 콘서트에 도전할 수 있다. 만약 이것도 여의치 않다면사카모토가 최근 발표한 두 장의 CD를 구입하면 된다. <시네마지, Cinemage> 는 그가 지금껏 작곡해 온 영화음악 모음집이며, 는 모두 새로 작곡한 피아노 곡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