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일 : 2000/04/17 10:48:27
제목 : 4월말 ~5월초 줄이어 내한공연


얇은 옷차림이 편안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봄날의 저녁시간.가족이나 친구들과 느긋하게 산책을 즐겨도 좋고,친근하고 감미로운 음악의 선율에 마음을 맡겨도 좋다.

이런 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4월말과 5월초엔 해외 팝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줄을 잇는다.퓨전재즈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색소폰 연주자 케니 지와 데이브 코즈,그리고 일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각기 색깔이 다른 음악을 들려주는 그들.정통 클래식과 재즈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 틀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친근한 선율로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마력의 소유자들이다.비슷한 시기에 앞다투어 내한하는 이들은 누가 더 음악팬을 불러모을 것인가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밥 제임스·잭리

퓨전 재즈계에서 거장으로 통하는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61)와 기타리스트 잭 리(34)의 내한공연은 23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재즈 피아노와 기타의 만남도 주목거리지만 세대를 뛰어 넘어 동서양이 함께 하는 퓨전 재즈의 향연이란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 재즈 피아니스트이면서도 많은 팝 아티스트들의 앨범 제작에 참여했던 밥 제임스의 연주는 간결하면서도 듣는 이를 푸근하게하는 여유까지 담아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무대에 함께 서는 잭 리는 재미교포 기타리스트. 서울 출생으로 17세에 미국에 건너가 컴퓨터 사이언스를 공부하다가 마일스 데이비스의 음악에 매료돼 재즈로 전향한 인물이다.

'풍운' '목련꽃' '반달' 등의 앨범을 낸 그는 '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연주에 록과 국악의 색채를 잘 조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02-599-5743.


▶ 사카모토 류이치

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선 사카모토 류이치(48)의 공연이 열린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영화음악가의 첫 내한공연이란 점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무대가 될 듯 하다.

1983년 오시마 나기사감독의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 사운드 트랙을 담당하면서 세계적인 음악가로 알려지기 시작한 그는 87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 를 통해 88년 아카데미상을 비롯해 골든글로브상.그래미상 등을 휩쓸었다.

영화음악 외에도 '1996' 과 '디스코드' 등 앨범을 통해 현대적인 감성과 록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실험정신을 보여준 바 있다.

장르간 벽 허물기와 그것을 다시 결합하는 작업을 통해 가장 보편적이고 전위적인 음악을 뽑아낸다는 평가. 이번 내한 공연은 그의 첫 피아노 솔로 앨범인 'BTTB' (Back to the Basic )를 내고 갖는 세계 순회공연의 하나로 '기본으로 돌아가라' 는 타이틀이 보여주듯 다양한 실험성은 물론, 절제미 넘치는 피아노 연주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02-599-5743.



▶ 케니 지

색스폰의 음유시인' 이라 불리우는 케니 지는 29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갖는다.

해외 팝 아티스트중 가장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이로 꼽히는 그는 국내 음반 판매량만 해도 4백만장에 달한다.

이번 공연은 95.97년에 이은 세번째. 풍부한 감수성과 친근한 팝 멜로디로 감미롭고 낭만적인 선율로 들려줘 온 그는 이번 공연에서 '송버드' '실루엣' '포에버 인 러브' '센티멘털' '더 모멘트' '미러클' 등 주옥같은 히트곡들을 들려줄 계획이다. 1588-7890.


▶ 데이브 코즈

케니 지의 인기를 위협하는 신예 팝 색소폰 주자 데이브 코즈는 5월 6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90년 데뷔했을 때만 해도 풋내기 색소폰 주자일 뿐이었던 ' 그는 90년 데뷔 앨범이 폭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신예 스타로 떠올랐다.

'캐슬 오브 드림스' '낫싱 밧 더 래디오 온' '에밀리' 등이 바로 대표곡들. 이번 공연은 다섯 번째 앨범 '더 댄스' 를 내놓고 처음 갖는 내한 무대로 일명 '코즈 스타일' 로 불리우는 경쾌하고도 감미로운 선율을 들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02-599-5743.

이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