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 '리틀 부다' 의 사운드트랙 작곡자 사카모토 류이치 (坂本龍一.46)가 본지와 지난 6일 단독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이달말 소니 클래시컬 레이블로 국내 출시될 솔로앨범 '디스코드'의 홍보차 지난 5~8일 방한했다.
'불협화' 라는 뜻의 제목을 내건 이 앨범에는 명상적이면서도 실험적인 느낌의 관현악곡이 전편에 걸쳐 흐른다.
"TV를 통해 아프리카의 기아 현실을 보고 느낀 감정을 음악에 담았습니다. 음악을 통한 인류애의 실현이랄까요. 음반 수익금도 팝가수 브라이언 이노가 설립한 전쟁고아 구호기금에 전액 기부하기로 했어요. "
'슬픔' '분노' '기도' '구원' 등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이 음반은 음악과 함께 동화상을 볼 수 있는 CD롬 타이틀로 제작됐다. 그는 영화음악으로 아카데미상.골든 글로브.뉴욕영화평론가협회상을 휩쓴 '마지막 황제' 에서 일본군 장교로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팝가수 마돈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등 영화배우와 모델로도 활동중이다.
도쿄 (東京) 예대 작곡과 졸업후 팝음악과 월드뮤직에 심취해 신디사이저 3대로 구성된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 를 창단, 전세계에서 순회공연을 갖는 등 다양한 활약을 해오고 있다.
"바흐에서 슈톡하우젠에 이르는 서양음악을 모두 공부했지만 신디사이저와 월드뮤직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 그는 월드뮤직을 "전통음악에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가미해 새옷을 입힌 것" 이라고 정의하면서 " '마지막 황제' 작업 동안 중국 전통음악 선집 (選集) 을 섭렵했다" 고 소개했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사카모토는 영국 작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생애를 다룬 영화 '사랑은 악마' 에 이어 브라이언 드 파머 감독의 영화 '뱀의 눈' 의 음악을 맡았다.
그는 오는 2월11일 뉴욕 파이낸셜 빌딩에서 초당 1백명 접속이 가능한 인터넷 공간을 이용해 인터액티브 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오페라 작곡에도 도전할 계획.

이장직 음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