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taro
  • 2011.03.14 10: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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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실버레인에 와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운영자님의 메일을 확인하고 다시 가입합니다.

 

저는 일본에서 조그만 공연 이벤트 연출 회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진당시에 저는 동경 아카사카에서 40층 건물의 21층에서 회의를 끝내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다 지진이 일어나는 바람에 21층에서 계단으로 피난 했습니다.

무사히 지상에 내려와서 건물밖으로 나와보니 많은 사람들이 대로중앙으로 대피하고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내려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차츰 지진이 계속이어지면서

만약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었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하면 아찔하기만합니다.

조금 잔잔해질 무렵에 상황을 파악하려고

휴대전화 TV로 생중계를 보던중에 충격적인 츠나미를 보게 되었습니다.

츠나미가 동경으로 올까 계속 상황을 TV로 확인하면서 높을 지대로 이동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 근처 시민 센터로 가보았지만 어떤 대중교통수단도 주변 도로상황도 움직일수 없어서

걸어서 집으로 갈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로변을 따라 1시간을 걸어가면서 주변을 보았습니다.

모든 도로 양방향은 이동하려는 모든 차량들의 주차장이 되어버렸답니다.

도로 양끝의 도보에 걸어서 이동하는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집으로 가는 바쁜 발걸음이었지만

모두 침착했었습니다.

가끔 조금씩 지반의 흔들림을 느꼈지만 그래도 건물 밖에 있어서 그런지 안심하고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1994년 부터 일본에서 살면서 이런 지진은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계속되는 여진으로 저는 어제 아침 비행기편으로 하네다공항  활주로를 뜰때까지 마음을 놓을수가 없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재난을 경험한 저로서는

다시한번 대자연 앞에 작지만 위대한 생명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