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드립니다. 방금 도착했어요.
개요를 말하자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그렇고 그런 우울증 때문에 이번에 어딘가로 떠나야 할 필요성을 느껴, 금요일 하루 땡땡이 치고 2박 3일의 여행을 떠날 생각...! 을 하고 막상 어디갈지 괴로워하다가. 금요일 아침에 지도에서 안동이 눈에 들어와 한시에 청량리로 가서 안동행 기차를 탔어요.
내가 2군도 아닌데 이런짓을 해야하나;; 라는 불안과 함께
안동가서 어쩌나 하는 걱정은 재껴두고 일단 기차를 즐겼습니다. -_- 너무 좋더라구요 하루종일 기차만 탔으면 좋겠다~ ^^* 라는 생각도...; ;
안동역에 도착하니 저녁 6시, 버스기사 아저씨들은 하회마을 가는 버스가 떠났다고 하신다. 바로 저기 -_- 택시를 타고 따라잡아 타라고 하셨다. 순간패닉 -_- 택시를 타고 버스를 쫓았다. =_== 택시로 버스앞을 가로막아 버스를 탔다 =_=v 별거 다한다... 우어, 버스타고 하회마을에 도달할 즈음 (이미 해는 떨어져 깜깜함) 라디오소리가 귀에 들어오는데, 어느 서울사는 사람의 사연. 하회마을을 다녀왔는데 너무 관광화가 됐고 실망스럽더라... 그런... -_-- 난 바로 들어가는길인데, -_- 참 아햏하지 않을수 없었다. 아마 버스기사를 포함해서 나와 같이탔던 두세명의 사람들이 아햏했을것이다 -_-
하회마을... 은 이름만 알고 갔는데, 가보니 한옥마을... 마치 머털도사에 나오는 동네같았다. 역시 어느 곳에 민박을 잡았는데, 그곳도 역시 한옥. 흙벽이었다;; (난방은 보일러지만...) 동네 한바퀴 도는데 이건 완전히 전설의 고향. 좋아 죽을거같았다. -_- 마을 전체는 인적 하나 안보였고, 집집에서도 사람 소리가 하나도 안들렸다. (나중에 알고보니, 마을 사람들 전체가 한곳에 모여 총회인지 집회를 하고있었다...) 가로등 불빛을 제외하고는 마을 전체가 어둠... 사람이 안사는 민가에 들어가보려고했는데, 마치 폐가분위기였고, 솔직히 무서워서 못들어갔다;; 가다 돌아서는 순간 누가 서있을것만 같아서 =_=
그러고 돌아다니는데, 설마설마 했는데 아뿔사! 집들은 다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숙소가 어딘지 안보이는것이다. 조선시대엔 포졸이라도 있었지, 뻥안까고 하나도 없었다 -_- 마치 도깨비에 홀린것처럼 왔던데 또가고 뱅뱅 돌고있는데, 어느 스님비슷한 그림자가 저쪽에서 보이는것이다. 보니, 검은 도포를 입은 할아부지!! 평범한 인상은 아니었는데, 암튼 80~90세는 되보이는듯한 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셔서 찾아올수 있었다;; 거긴 방금 지나온 그곳 =_=
민박집 아줌마가 심심하겠다고 라디오도 주시고, 음악도시를 들으며... atm까지 들으려 했건만 졸려서 -_-;; (아직 atm을 한번도 못들은 -_-)
아침에 새소리에 시끄러워서 깨고 하회마을을 둘러봄, 경치도 좋은데 카메라가 없던게 너무 아쉬웠던... 뭐 볼거라고는 푸른하늘과 인적이 드문 길... 그중에 하회마을 외곽에 강 옆으로 나무사있길이 곧게 난게 있는데 한 1km되보이는 길에 사람 하나 없으니 정말 장관이더래요. 민박집 아줌마와 상의해서 도산서원을 거쳐 부석사로 가기로 결정. 도산서원 역시 사람 하나 없는것이. (안내인 관리인도 없음 -_-)
다시 안동에와서 영주가는 버스를 타고, 도착했더니 어둑해진지라. 택시를 탔는데, 기사할아버지가 버스는 끊겼다고 해서 민박까지 택시를 탐. (흥정하긴했지만 -_- 아흑 만원이 넘다니. ㅡ.ㅠ) 민박에 도착하니 버스는 한시간도 넘게 남았더라. 아흑 ㅠ.ㅠ
이번에 간 민박은 좀 싸보이드라. 택시사기당한거 말하면서 깎아달라고 해서 12000원짜리 민박에서 묵음; 귀뚜라미 좀 있고, 자기전에는 잠결이었는데 바퀴벌레 비슷한것도 봄;; (내 매트릭스 아래로 사라진것 같았는데 아욱;) 자기전까지 벌레걱정을 하며 불편한 잠에 듬;;; 다음날 부석사를 보고 버스타고 영주역으로 직행. 차시간을 잘못봐 시간이 남길래 오락실서 때움;
대충 이런 여행이 됬어요. 정말로 무계획이었던터라. 시간안배를 잘 못한 부분도 있는데, 뭐 그냥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중에는 우울할 틈이 없었던거시, 경치구경 아니면 잠자리 걱정이라 -_- 첫날까진 굉장히 좋았는데 서서히 집에가고 싶더라구요.
숙제도 있던터라 오후1시차를 타고 아까 도착했답니다. 모두들 혼자갔다니 놀라던데;; 혼자가니까 맛있는거 찾아먹기가 그렇더라구요. 돈도 혼자부담이라서리, 먹은거라곤 안동 간고등어, 기차안에서 김밥, 시내에서 김밥, 김밥.... 역시 김밥이 무난 -_-
하나같이 버스는 끊겼다고 하시는 -_-+ 택시기사 아저씨들, 아침도 공짜로 주시고, 음료수도 주시면서, 심심하면 아줌마들하고 고스톱이나 칠까 권유까지 해주신 민박집 아줌마, 민박집에서 나보고 초짜라고 하시며 자기 젊었을때 생각난다던 옆방 아줌마, 길을 찾아주신 검은도포 할아부지, 기타 나와 문자로 놀아준 친구들. 모두 고마워요~~^^
이렇게 여행은 끝이났습니다. 어라 글이 이렇게 길어졌잖아. 말투는 왜이래, 고치기도 귀찮네 -_-;; 읽느라 수고하셨구요. 다른분들도 여행을 떠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