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소설 중 하나입니다. 김동리, "역마".
특히 소설의 마지막 장면..그냥 이유없이 심장이 울리거든요..
"그의 발 앞에는, 물과 함께 갈리어 세 갈래로 나 있었으나,
화갯골 쪽엔 처음부터 등을 지고 있었고,
동남으로 난 길은 하동, 서남으로 난 길이 구례,
작년 이맘 때도 지나 그녀가 울음 섞인 하직을 남기고
체장수 영감과 함께 넘어간 산모퉁이 고갯길은
퍼붓는 햇빛 속에 지금도 환히 장터위를 굽이 돌아
구례쪽을 향했으나, 성기는 한참 뒤 몸을 돌렸다.
그리하여 그의 발은 구례쪽을 등지고
하동쪽을 향해 천천히 옮겨졌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겨 놓을수록 그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져서,
멀리 버드나무 사이에서 그의 뒷모양을 바라보고 서 있을
그의 어머니의 주막이 그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갈 무렵이 되어서는
육자배기 가락으로 제법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가고 있는 것이었다."
"한참 뒤"라는 부분.. 짧은 어구 속에 얼마나 많은 것이 느껴지는지.
특히 소설의 마지막 장면..그냥 이유없이 심장이 울리거든요..
"그의 발 앞에는, 물과 함께 갈리어 세 갈래로 나 있었으나,
화갯골 쪽엔 처음부터 등을 지고 있었고,
동남으로 난 길은 하동, 서남으로 난 길이 구례,
작년 이맘 때도 지나 그녀가 울음 섞인 하직을 남기고
체장수 영감과 함께 넘어간 산모퉁이 고갯길은
퍼붓는 햇빛 속에 지금도 환히 장터위를 굽이 돌아
구례쪽을 향했으나, 성기는 한참 뒤 몸을 돌렸다.
그리하여 그의 발은 구례쪽을 등지고
하동쪽을 향해 천천히 옮겨졌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옮겨 놓을수록 그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져서,
멀리 버드나무 사이에서 그의 뒷모양을 바라보고 서 있을
그의 어머니의 주막이 그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갈 무렵이 되어서는
육자배기 가락으로 제법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가고 있는 것이었다."
"한참 뒤"라는 부분.. 짧은 어구 속에 얼마나 많은 것이 느껴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