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써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배우 톰 크루즈와,
ET이후로 내게 "이유없이 무조건 인정"이 되버린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사이에서
약간의 갈등을 때리다가 결국 "좋아하는 것의 win!"으로
Minority Report를 봤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Matrix에 조금 못미치는 만족도..
Matrix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이 정도면 꽤 높은 점수죠.
어쩌면 Minority Report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것들"이
이미 제5원소나 Matrix에서 많이 본 것 같아서
그런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Humanity + Visual 적인 부분을 모두 만족..
극적 반전이 빠져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러면 100점 만점이게요..
running time 145분 중 결말부분 20분만 빼면
저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결말이야..Matrix도 좀 김빠지는 감이 있었으니까..)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함께 본 선배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념"에 관해서,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고 그것을 미리 차단해버리면 예측은 이미 틀린 미래가 되어버린다"는
매우 복잡한 딜레마에 대해서.
학교 다닐때 필수교양으로 물리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굉장히 재밌는 얘기를 많이 들었죠.
그때 들은 이야기 중에 비슷한 내용이 많았어요.
"내가 운동하는 물체의 위치를 보는 순간, 그 물체는 이미 그 위치에 있지 않다."
뉴턴 방식의 고전 물리학의 결정론적 인과율에 따르면
우주를 결정하는 하나의 법칙이 있고, 이 법칙을 이용하면
현재,미래, 과거를 모두 풀 수 있으므로
"이미 그렇게 되도록 결정되어진 법칙대로 우주는 흘러간다"고 하죠.
현대 물리학에서는 이런 사고에 대해 "확률론적 인과율"이란 개념으로 설명한다고 합니다.
결정론적 인과율이 이미 "결과"가 하나 정해져있고
모든 것이 그 결과를 향해 흘러간다고 설명한 것에 반해,
확률론적 인과율은 여러가지의 "가능한 결과" 가운데에서
한가지가 "선택"되어서 결국 그 것이 우리가 확인하는 "결과"가 된다고 했습니다.
(..졸다가 쓴 노트에는 그렇게 쓰여져 있었습니다..잘 모르는 얘기지만요)
얘기가 대책없이 엉뚱한 곳으로 흐른 기분이 들지만..
"운명이 결정된 것인가?"라는 것에 대한 고민이
결국 같은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내가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나의 길을 개척한다"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길이
"내게 그렇게 되도록 결정지어진 운명"일수도 있다는,
그래서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결국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아주 오랫동안 하고 살았습니다.
다시 영화얘기로 돌아가면..
영화의 초반부에서 "신념은 선택이 아니다. 신념은 운명이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미 그렇게 되도록 되어있는 미래"앞에서
인간은 "선택"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극복하게 되죠.
결국 "신념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다"라고 말하게 됩니다.
인간이 컴퓨터보다 뛰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인간이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컴은 주어진 명령체계 내에서 프로그램을 수행하게 되지만
(물론 많은 영화에서 생각하는 컴을 만들고 있지만...)
사람은 주어진 명령체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것은 "선택"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것..
컴퓨터는 사실밖에 말할 수 없지만
인간은 거짓과 사실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선택"은 인간의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갑자기 더 나은 "선택"을 위해서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한 기분이 들기도했지만..
집에 와서 자고 일어나니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버렸군요.(-_-;)
자다 일어나서 그런지 글이 횡설수설이지만..
뭔 얘긴지 대략 아시겠죠?
아무튼 잘 살아보잔 얘기죠..
결국 인간이란,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을 보게 되는거니까..
오랜만에 "무념무상"에서 벗어나 무쟈게 머리를 굴린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