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한 가족처럼 지내던 이모부 식구가 밴쿠버로 떠난지도 벌써
6년째가 되네요.
태어나는 순간부터 함께했던 꼬마녀석 둘은,
어느덧 징글징글해져서, 전화할 때마다 깜짝 놀라곤하죠.
처음 몇년, 힘들어서 정말 고민고민하며 살던 이모부네도,
밴쿠버 근교에 큼지막하니 당구장을 하나 내고
이젠 완전 자리를 잡았는데..
오늘, 피곤에 쩔은 목소리로 이모부한테서 연락이 왔었죠.
`아, 장사는 정말 안되고 이거 피곤해 죽겠어~.
어제는 사람들 다 어디로 갔는지 손님도 없고,
딸랑 한 팀만 한 6시간 치다 갔지뭐냐.
아~ 뭐 그 사람 재즈 한다던데..`
이모부 말씀으론,
그 재즈 뮤지션은, 뭐 유명한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고 관심도 없고,
밴쿠버에 공연차 왔다가 첫날 공연 끝내고 몸 좀 풀러 왔답니다.
지저분~한게,
다운타운 클럽재즈 뮤지션 나부랭이들 같았는데,
한 팀으로 보이는 사람 좋아보이는 백인 3명이었다네요.
워낙에 손님이 없던터라,
이모부는 먹을거랑 이것저것 좀 대접하면서
앉아서 같이 얘기나 했댑니다. 6시간동안..당구도 같이 치면서.
당구장이랑 바랑 같이 있는 그런 당구장이거든요.
그 머리 지저분한 백인 왈,
공연 끝나고 당구나 좀 칠까해서 왔는데,
이렇게 좋은 주인장도 만나고, 즐거운시간 같이 보내서
오늘 정말 반가웠다고..
사정이 된다면 내일 있을 내 공연에 특별히 꼭 초대하고 싶은데
와달라고... 그랬답니다. 초대장 써줄테니까.
이모부는 솔직히 재즈에 관심도 없고, 당구장문제도 있어서
정중하게 거절하고 예의상 싸인 2~3장 받아뒀데요.
그리고, 대신에 다음에 밴쿠버 오면 꼭 한번 다시 오라고..
그러고 헤어졌다네요. 사람 참 좋은것 같았다는데..
한번 검색해봤데요, 혹시나 있을까 해서.
그랬더니 예상보다 꽤나 유명한 사람 같았다던데..
그런데.. 그게 누구냐....
`뭐드라.. 팻 매쓰닌가 뭐 그렇던데. 한명은 스티브 로비고..
한명은.. 생각이 잘 안난다.`
허거거걱~~~~
바로 흥분모드로 전환, 계속 떠들어댔는데,
`아 이모부~ 팻 매쓰니가 초대한걸 안가시다니!!`
저런거에 지금까지 흥분상태인걸보면, 아직 어리긴 어린가봅니다.
차라리 그게 심은하였으면 덜했을텐데. 매쓰니라니...
소포로 싸인이나 한장 보내달라고 해야겠네요. 액자에 넣어서.
아뭏든, 이모부네 당구장에서 매쓰니가 왼종일 놀다가다니..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