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반지의제왕 보고 집에오는데 집 근처 골목길에 하얀게 스쳐지나가는게 아닙니까.
고양이겠지 하고 지나가려는데, 다시 보이는데, 이게 토끼인겁니다. 저도 순간 당황했지만... 걱정이 조금 들었다가.
얼어죽지는 않을까. 괜찮으려나. 누가 키우다 잃어버린건가. 아니 세상에 토끼도 키우나... 이런 생각들을 하는 사이에 토끼가 사라졌습니다.
자동차를 하나 지나니까 있더군요. 살짝 생포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게 가만히 품안으로 기어올것 같지도 않아서. 몸을 돌리려는 순간... 갑자기 이군의 사슴얘기가 생각났습니다.
증거를 남겨야한다. 라는 이유모를 생각이 들더군요. 가방에서 서둘러 디카를 꺼내서 숨막히는 추격전이... -_-;;
이게 찍으려고 하면 도망을 가서, 일단. 플래시를 끄고는 못찍겠고. 길거리에 사람도 없겠다 마구마구 플래시를 터뜨렸습니다. 그치만 날랜 이놈은 도망에 도망을 거듭해서. 차사이로 도망가는데 사용된 차가 5대 정도 되는군요. 근처 술집에서 나오던 아저씨가 이상하게 쳐다보는데, 오기가 생기더군요. 무시하고 차와 벽사이, 차 밑등을 뒤졌습니다.
보이지가 않아서 포기하려는 순간.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는데 클로즈업으로 찍을 찬스였는데, 플래시 충전한다고 깜빡깜빡하는게, 사람 피말리더군요.
이윽고 찍고 (현장사진이 되어버렸지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오기전에 아까 그 술집아저씨가 다시 나오더니. 더욱 이상하게 쳐다보더군요. 이젠 가야만 할것 같아서 와버렸어요.
춥고 배고플텐데, 번쩍번쩍해대고 쫒아가서 본의아니게 괴롭힘을 당한 토끼에게 미안하네요.
원래는 길게쓰려고 한게 아닌데. -_ 죄송합니다.
http://anaki.nfree.org/temp/rabbi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