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는 제가 두번째로 싫어하는 건데..
ryusa님의 말을 빌리면 'Frac은 남들의 반응을 자위의 수단으로 삼는 듯한 글을 썼다.' 이것이 사실입니다. 'Frac은 남들의 반응을 자위의 수단으로 삼는 목적하에 글을 썼다.' 는 사실이 아닙니다.
제 글에 대해 조금 얘기해야할 것 같습니다. 제 글이 자위를 목적으로 쓴 것 같다는 평을 받은 건 한 개인의 평가이니 조금씩 고쳐가면 될 일이지만, 오해받는 건 절대 싫으니까 해명해야겠습니다.
저의 경우에 사이버 글쓰기는 제 거울입니다. 아실겁니다. 펜으로 쓰지 못하는 글을 키보드로 쓸 수 있다는 것을. 27425님이 예전에 썼던 글을 다시 보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나를 확인하기 라고 할까요.
그렇지만 딱히 남에게 보여주려고 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만약 제글을 읽고 교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요.
다른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는 글은 물론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 쉬운 글을 좋아합니다. 어휘도 모가 나지 않는 범위에서 사실적으로 쓰구요.
단지 지금의 저로서는 애매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애매함을 추구한다 라고 한 게 제 실수인 듯 합니다. 애매함은 제 취향입니다. 어려운 걸 좋아한다는 게 아니라, 애매하다.. 라는 느낌을 받는 걸 좋아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과 이해하기 애매한 것은 다르다고 봅니다.
나우누리를 통해 처음 통신과 인터넷을 접한지 5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동안 보았던 수많은 모임 중 자유 게시판이 없는 곳은 없었습니다. 실버레인의 방명록 게시판도 그와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씁니다.
제가 봐온 대부분의 게시판들은, '자유' 란의 목적을 교감보다는, 배설하는 곳으로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암묵적인 정의죠.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의 그림자같은 곳. 배설하다가 싸웠다가 삐졌다가 하는 그런 곳. 덜익은 솜씨라도, 자기도 무슨말인지 몰라도, 다만 껍데기라도. 다들 예술이나 철학에 흠뻑 빠져서 모두를 가슴 깊이 이해해서 그런글을 쓴다기보다 그저 까대고 싶어서, 배설하고 싶어서. 응어리진 걸 토해내고 싶어서. 자기가 미숙한걸 알아도 내뱉어 보는 곳.. 그런게 자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기가 아무렇게나 뱉어낸 글을 보고 교감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또 좋겠지만요. (교감을 목적으로 써놓은 글들이 없다는 얘기는 아녜요 참. )
현실도피.. 라던가 이상한 사람같은 모습을 보이는건, 실제로 어디가면 이상한애 취급을 받거나 하는 사람도 있을꺼에요. ( 헉-_-;;) 그렇지만 정말로,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소유, 공간, 태도, 인격.. 같은게 따로 있지 않을까요? 다만 비일상적이기에 실제 생활에서는 표현하기 힘들고.. 남이 듣기는 물론 자신이 얘기하기도 부담스럽기에 이런 사이버공간에서야 표현될수 있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건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하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 길게 써서 스스로도 부담스럽습니다.
실례라면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