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님이 더욱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12월 1일에 막창먹으러 가다가 횡단보도에서 넘어져서 발목을 분지르고는
약 20일동안! 시험기간(이라서 다행)동안 답답한 깁스를 계속 하고 있어야 했지요.
시험이 끝나고 한 이틀정도 집에 처박혀 있다보니
분명 뜨뜻한 방바닥을 애인 삼았음에도 감기에 걸리질 않나,
답답해서 방을 뒤집어 엎어 청소했는데 난데없는 알러지가 일어나질 않나,
결국.... 혼자 있는 틈을 타 가위, 줄톱, 장도리 기타등등을 이용해 깁스를 깼습니다ㅡㅡ;;
그리고 압박 붕대로 발목과 발을 칭칭 동여매고는
절뚝절뚝 잘도 돌아다닙니다.
신기한건, 이 추운날에 볼 터지고 귀 째지면서도 감기는 나았다는 것과
찬바람 불면 심해지던 알러지가 약도 바르기 전에 가라앉았다는 것이지요.
어젠 오랜만에 귀국한 친구의 전화에 오밤중에도 한달음에 달려가 놀았답니다.
오늘은 바다도 볼 겸, 친구도 볼 겸, 진해를 가려합니다.
시간이 된다면 진주에 있는 친구에게도 가 줘야 하고.
아, 군인들 생각하니까 제 친구 형이 생각나요.
의경인데, 이번 부안 시위 진압하다 휘두르는 낫에 왼손 손가락이 다 잘렸답니다.
갑자기 섬뜩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언론에서, 그리고 그 보도를 본 사람들이 폭력 경찰이라고 매도하는 그들은
아버지뻘 되는 사람들을 막아서서 맞고 때려야 하는, 영원히 갈 상처를 매일 새기는 그들은
내 친구, 오빠, 형, 혹은 아들인데 말이지요.
무엇이 진짜 폭력인지 가늠할 수 없어요.
그 이후로는 제가 관심가져 왔던 노동자를 위한 투쟁도
나를 알게 모르게 조종하는 자는 누군지, 궁극적으로 누구를 위한 투쟁인지
알 수 없는 상태까지 되어버렸답니다.
이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좋은 것만 보고, 듣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